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모란이 피기까지는 : 김영랑 시집
목차
유페이퍼
|
김영랑
|
2016-08-20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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김영랑 시집
가늘한 내음
강선대(降仙臺) 돌바늘 끝에
그 색시 서럽다
꿈밭에 봄 마음
내 마음을 아실 이
내 옛날 온 꿈이
눈물에 실려 가면
뉘 눈결에 쏘이었소
다정히도 불어오는 바람
두견(杜鵑)
모란이 피기까지는
무너진 성터
물 보면 흐르고
밤 사람 그립고야
뵈지도 않는 입김
佛地菴抒情[불지암서정]
빠른 철로에 조는 손님
사개 틀린 고풍의 툇마루에
사랑은 깊으기 푸른 하늘
산골 시악시
숲 향기 숨길
시냇물 소리
쓸쓸한 뫼아페
애닯은 입김
어느날 어느때고
언덕에 바로 누워
오―매 단풍 들것네
오 월
외론 할미꽃
저녁때 외로운 마음
제야(除夜)
좁은 길가에 무덤
청명
푸른 향물
함박 눈
향내 없다고
허리띠 매는 시악시
황홀한 달빛
눈물 속 빛나는 보람
그대는 호령도 하실 만하다
님 두시고 가는 길
떠날아가는 마음의
미움이란 말 속에
바람에 나부끼는
뻘은 가슴을
생각하면 부끄러운
아파 누워
언덕에 누워
설운 소리
온몸을 감도는
풀 위에 맺어지는 이슬